오늘 중국 잡지인 Vista를 보다가 드라마 카인과 아벨이 중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글을 주목하게 되었다. 모두들 알다시피 중국에선 한국 드라마가 인기가 많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이를 시청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 온라인에서는 많은 네티즌들이 중국을 배경으로 촬영된 카인과 아벨의 방송분에서 중국을 낙후되고 못사는 나라로 묘사하며, 중국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는 내용을 편성한 것에 대해 한국인들이 중국을 왜곡하여 비하하고 있으며 문화적 월등감에 빠져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동영상 사이트는 드라마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동영상에 대한 중국어 자막 제작 자체를 중지하는 등 온라인 상에서 또다시 혐한 감정이 붉어지는게 아닌가 우려될 정도이다.

 

이런 중국인들의 반응은 이번이 첫번째가 아니다. 이전에 온라인 상에서 네티즌들의 한국에 대한 비판과 공격이 이어질 때면 항상 그 뒤에는 한국과 중국 사이의 미묘한 문화적 자존심 대결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예를 들자면 한국인 대학교수가 쑨원이 한국인이라고 발언했던 사건과, 한국의 단오절 세계 문화유산 등록 신청, 한국 언어학자들의 한자보존운동, 한의 침술을 세계적 표준으로 지정하자고 했던 주장 등등이 있을 수 있겠다. 이러한 계속적인 문화적 자존심 대결로 인해 중국에선 ‘혐한’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양국 국민들간의 감정은 악화되었고, 이런 악순환은 인터넷상의 더욱 소모적인 언쟁만을 낳았다.

 

잡지에 실린 글에 의하면 하지만 일각에선 한국에 대한 비난보다 자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생겨나고 있다고 하는데 이유인 즉슨 빈껍대기 자존심만 세우기 보다는 자기 문화의 부족한 점도 떳떳하게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문화 대국의 자세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매체의 중립적인 태도가 반갑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는 늘 네티즌들의 혐한 조류에 휩쓸려 객관적 정보전달 기능을 하지 못했던 다른 매체들의 과오 때문이기도 하였다.

 

‘혐한’이란 단어의 등장은 한,중 양국의 성숙하지 못한 민족주의가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짝” 소리도 두 손이 맞아야 나듯이, 사실 어느 한 나라도 국민들 간의 문화적 기세우기에서 이성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경우에서도 중국을 못사는 나라로 표현하고 뇌물받는 공무원을 중국의 모습으로 형상화 시켰다는 중국 네티즌들의 주장은, 그 동안 경제적으로 조금 더 앞서가고 있다고 해서 중국을 무시하고, 심지어는 문화적 차이마저 그들의 낙후됨으로 간주해 버렸던 한국민들의 졸부 의식이 뒷받침 되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인들 역시 비판의 화살을 피해갈 순 없다. 동아시아가 함께 공유하는 아시아권의 문화를 마치 자기들만의 것인 것 마냥 생각하며 아직도 툭하면 이웃 국가들을 소국으로 취급해버리려는 그들의 시대 착오적인 중화사상과 함께 실제로 자신들도 인정하는 문제점을 다른 나라가 드라마에서 표현해내면 자기에 대한공격으로 받아들이며 표현, 창작의 자유를 구속하려는 그들의 성숙함은 그들에게 이제는 찬란했던 과거는 과거로서 존재하는 것이고, 앞으로는 미래 지향적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제쳐두고, 한국과 중국이 이렇게 사소한 문제로 티격태격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가까워진 두 나라의 관계의 반영이 아닐까? 관심이 없으면 화도 내지 않는다고, 최근에 빗어지는 이런 마찰은 두 나라의 관계가 더 우호적이고 성숙하게 발전해 가는 과도기의 사건일 뿐이라고 생각이 든다. 결국 이 두나라는 가까워 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니까.

                       

                           글_ 권혁건(old.kwon@gmail.com)

북경대학교 동아리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