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상 많은 것들에 공포를 느낀다. 존재하지 않은 귀신에서부터 잔혹한 살인마에 관한 이야기, 참혹한 전쟁의 영상 등 우리는 오감으로 느끼는 모든 것에서 공포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공포를 쉽게 없앨 수 있음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밝은 대낮에 싸이코패스 테스트를 한다 해도 그리 무섭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포는 상대적으로 느끼는 일종의 감정인 것인가 아니면 우리 안에 내재하고 있는 원초적인 두려움인 것인가?

 


  만화책<Monster>우리에게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공포의 실체를 들려준다. <Monster>에는 괴물이 등장 하지 않는다. 괴물은 커녕 살인마 요한 조차 성경의 적그리스도를 연상시킬 만큼 매혹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미소년으로 묘사하고있다. 요한이 느끼게 하는 궁극적인 두려움은 바로 외로움. 요한은 한 사람의 기억을 차례차례 지워 나간다. 그 사람이 관계된 모든 사람들, 가족, 친구 등을 살해해 나가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이름을 불러줄, 자신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모두 사라진 뒤 세상에 혼자 남아 느끼는 외로움. 그것은 차라리 몸서리 치도록 무서운 공포다.


  핸드폰은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가? 아침에 잠을 깨우는 알람 종소리부터 수시로 보는 시계, 친구와 소통하는 매개자 역할 등 한시도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가장 소중한 물건이다. 게다가 핸드폰은 점점 더 똑똑해 지고 있다. 꼭 스마트폰은 아니더라도 핸드폰속에는 소중한 나만의 사진첩이 들어 있고 내가 가장 즐겨 듣는 음악앨범이 있고, 수많은 인연들을 이어주는 전화번호부가 있다. 그래서 핸드폰이 자신의 분신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이런 가정을 한번 해 보자. 당신은 유학을 와서 혼자 기숙사에 살고 있다. 오늘은 노동절 연휴, 수업도 없다. 당신은 지금 몸이 좋지 않다. 구토와 발열로 온몸에 힘이 없어 가만히 침대 위에 누워 있다. 당신을 무엇을 생각할까? 아마 그리 심각한 생각을 하진 않을 것이다. 푹 쉬고 나면 괜찮아 질것이란 생각, 휴일인데 나가 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 등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에 손에 핸드폰이 없다면? 어딘가에 잃어 버려서 핸드폰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불안할 것이다. 외부로부터 고립되었다는 생각, 혼자남은 것에 대한 두려움… 그때 당신은 핸드폰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 중 얼마를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인가. 당장 연락할 친구의 번호는 기억하고 있을까? 핸드폰이 없다면 당신과 사람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도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핸드폰은 내 손안의 작은 몬스터 이다. 그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내 모든 기억을 알고 있다. 그는 나와 다른 이들을 연결해 주는 매개자 이다. 그가 잠시 떠나가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사라진 다면 우리는 끊어진 연처럼 하늘을 배회하는 아득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까? 언제나 곁에 있어 너무나 편안하고 편리한 핸드폰, 하지만 그것이 사라졌을 우리는 이름없는 괴물이 되지 않을 까 하는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지금 이순간 문자나 전화통화 보다 그리운 이를 찾아가 한번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