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淸明), 우리나라에선 보통 청명일(日)이라고 말하지만 대륙에선 청명절(節)이라고 한다. 그냥 글자 하나 차이라 별 다를 거 없다고?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가?  중국에선 원래 명절은 다 “~절”이라고 하니까 한국 청명과 중국 청명은 차이가 없다고~?


일단 절기의 기간은 같다.

날짜 같다고 다 같은 명절인가~? 그럼 중국의 단오절과 한국의 단오절은 같은 명절인가~?

한국 단오절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됐을 때 대륙의 인민들이 자기들 명절 훔쳐다 등록한다고 비난 하던 때가 기억난다. 같은 반 중국 애는 그냥 애국심에 다짜고짜 따져 들었을 뿐이고~, 그 때 당시 나는 고작 고1이였을 뿐이고~, 나는 전교의 유일한 한국인이었을 뿐이고ㅠ~,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아무 말 수 없었던 것뿐이고, 그냥 난 엄마가 좀 보고 싶었을 뿐이고~ㅠ.

말이 좀 샜는데, 대학 들어오고 나서야 날짜 같고 이름 같다고 같은 명절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놀랍게도 우리 과 교수(중국인 민속학 교수님)가 그런 말을 해 주더라(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명절의 내용이 틀리지 않냐고. 그래서 사실은 자기가 보기엔 사람들이 너무 과잉반응 하고 있는 같다고. 한 일년 넘도록 잊을 만 하면 단오절 갖고 따져대던(그 것도 아주 당당하게, 물론 악의는 없다만) 애들과 함께 지내왔던 나로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어쨌든 다시 본제로 돌아와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고로, 이름 같고 날짜가 같아도 내용이 틀리면 다른 명절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清明踏青正当时” 청명이라 답청하기 그지없이 좋을 때여라


중국의 청명절 —— 세 개의 명절의 결합
한국에서 청명하면 생각나는 명절이 하나 더 있을 것이다. 다름 아닌 한식(寒食)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청명보다 한식을 더 중요시 여겨 한식을 4대 명절로 꼽아 훨씬 많은 민속이 전해온다. 한식이 비록 중국에서 유래되긴 했지만 중국에 한식 쇤다는 말 들어본 적 있는가? 중국인들이랑 6년 넘게 지내온 동안 내 중국 친구들 중에 한식 쇠는걸 아직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의 한식은 청명절 안에 녹아 들었기 때문이다. 청명절에 녹아 든 명절은 비단 한식뿐만이 아니다. 바로 상사(上巳)이다. 음력 3월3일이라 우리나라에서 주로 삼짇날이라고 불리는 날이다. 3이 3번 겹친 길일로 여기며 봄이 본격적으로 돌아온 절기이다.

잿더미 속에서 개자추를 애도하는 진문공

명절의 유래와 현 대륙 청명절의 탄생
한식은 진문공(晋文公)이 자신의 아둔함으로 인해 불에 타 죽은 충신 개자추(介子推)를 기리기 위한 날이라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청명은 이때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 화창해 청명(淸明) 지기 때문에 청명이라 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일이 하나 더 있다. 한국에선 청명이 한식의 하루 전날이거나 한식과 같은 날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한식의 날짜가 먼저 오고 청명이 나중에 온다고 한다.。

 

“冬至后一百零五天称寒食节,这样正好是清明节的前二天。”
 ——南朝梁宗懔《荆楚岁时记》
“동지 후 105일째 되는 날이 한식이며, 이는 정확히 청명의 이틀 전 이다.”
——남조 양종름의 《형초세시기》
“寒食节……,在夏历冬至后一百零五日,清明节前一二日。”
——《中国大百科》
“한식은 음력으로 동지 105째 되는 날이며 청명절의 하루나 이틀 전 이다.”
——《중국대백과》

 

여기서는 이틀 전이라 했지만 하루 전이라는 말도 많이 있다.

“冬至离春四十五,一百零六到清明。” ——俗谚
동지에서 봄까지는 45일이며, (동지에서) 106일이면 청명이라——속담

청명이 동지에서 106일이니 동지에서105일인 한식은 청명 하루 전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청명의 유래에 관한 설도 틀리다.

“第二年寒食节次日,晋文公素服登绵山至子推被焚的那棵柳树下置祭,发现此柳竟复活了。睹物思人,念及子推一生追求政治清明的远大抱负,封此柳为清明柳,将此日定为清明节。”
——传说
“(개자추가 죽은)다음 년 한식 다음날 진문공이 소복을 입고 금산의 개자추가 죽은 버드나무 아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갔다. 그런데 그 (타 죽었던)버드나무가 부활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를 보고 개자추가 한 평생 청명한(청렴) 정치를 추구하는 포부를 품었던게 생각나 이 버드나무를 청명류(清明柳)라 칭호를 하사하고, 이 날을 청명절이라 하기로 하였다.”——전설


그리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당나라 때에 두 명절이 합쳐졌다고 한다.

“自今以后寒食通清明。”——《唐会要》中唐代宗李豫于大历十二年二月十五日敕
“오늘부터 한식을 청명으로 통칭 하느라”——《당회요》중 당대종 이여가 대력 십이년 2월 15일에 칙령을 내림"

“冬至后百六日为寒食,即以清明为寒食矣。”——宋•周密《癸辛杂识》
“동지 후 백육 일째가 한식이며, 즉 청명이 한식이다.”—— 송•주밀《계신잡식》

“……后因两节相邻,渐合二为一。”


후에 두 명절이 서로 맞붙어 있음으로 인해 점차 하나의 명절로 통합되었다.

당대종이 칙령을 내리기 전에 이미 민간에서는 두 명절이 통합 된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과 한국의 청명과 한식의 선후 차이가 나는 것은 중국이 서로 다른 표준시 자오선(子午線, 경선)을 사용해 달의 합삭시각을 측정하여 음력 날짜를 책정하는 데다가, 일년 절기의 시작으로 기준 삼는 태양의 황경이 315˚를 이루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도 그냥 추측일 뿐이니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시고~

 

여기서 다시 상사 즉 삼짇날에 대해 다시 말해 보도록 하자. 중국에선 음력 3월 3일인 삼짇날 역시 청명으로 통합되었으며 이 역시 날짜가 서로 가까워서 라고 한다. 명절이란 본디 특별한 날 이여야 하는데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명절이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다. 옛 중국인도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청명절 축국(蹴鞠). 축구와 조금 비슷하다


대륙의 청명절엔 무엇을 하나

우선 세 명절에 각기 하는 일들을 살펴보자

 

 옛 청명절 한식 상사(삼짇날)
내용 한식 후 느릅나무나 버드나무 가지에 새로이 불을 얻는다 불 사용을 금지하고 찬 음식 먹기

성묘 및 나들이: 진문공이 개자추가 죽은 자리에 제를 지내 것에서 유래 되었다는 설이 있음

 불계(祓禊): 제액(除厄)의 의미로 물가에 가 몸을 씻거나 상징적으로 적시우는 일(봄이 되 막 녹은 물을 새 물이라 하여 길하게 여김)

답청(踏青): 이 역시 제액의 의미로, 봄이 되어 새로이 난 풀을 밝으며 노니는 것.

유상곡수(流觞曲水): 후에 불계를 대체한 것으로 물가에서 시를 읊으며 술을 마시는 놀이.

지금의 청명절은 이 내용들의 단순한 결합인가? ±α는 없는가? 물론 있다. 청명은 봄의 명절이다. 마침 날이 풀려 노닐기 딱 좋은 날씨다. 바쁜 농사일 중에 몇 안 되는 휴일이다. 이런 날을 그냥 단순히 성묘하고 풀 밟으며 지나쳤겠는가? 성묘를 하고 노닐며 그네타기, 축국(蹴鞠), 연날리기 등이 풍속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중국 신화 속 농사의 신 신농(神農)의 가르침을 기억하기 위한 삽류(插柳)라는 풍속이 있었으나 지금은 이미 행해지지 않는다.

 

청명에 그네타기

 

중국의 청명절은 법정 휴일이다.

2008년 청명절은 3일을 쉬는 법정 휴일이 되었다. 엄청 길었던 노동절 휴일에서 몇 일을 떼왔다. 2008년 4월4일은 처음으로 법정휴일이 된 청명절이다.

그렇지만 올해 청명절의 날은 토요일이 였고 우리 학교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월요일에 결코 우릴 놀게 하지 않으셨다. 다른 학교들은 다 쉬는데도! ㅠ                                                                          -fin

 

 

 

 

 

 

 

 

 

 

 

  1. 기획부미래 2009/04/19 02:05 답글수정삭제

    나도 저번 학기 민속학 수업 들을때.. 청명절이랑 단오절 주제로 과제 냈었는데 ~ 기사가 넘 유용하다 ^ㅁ^~~

  2. 중문과지인 2009/04/19 23:35 답글수정삭제

    나는 기사제목 보자마자 민선인줄 알았어.ㅋㅋㅋㅋㅋㅋㅋ
    잘 읽었어~! 저번학기때 배운 내용이 다 기억나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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