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돌아 온 춘절(春节), 돌아온 해약 붐
청소에 음식준비 등으로 손이 쉴 틈 없는 중국 최대의 명절 춘절.
집집마다 새해맞이에 여념이 없는 이 시기, 사회보험국 앞은 새벽부터 짐 꾸러미를
여며 맨 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양로보험(养老保险)을 해지 하러
온 농민공으로 환급금을 받아 고향으로 내려갈 여비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중국의 양로보험은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근로자들의 노후를 위해
꼭 마련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이를 해지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장 입에 풀칠하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양로보험의 보장해 주는 부분이 턱없이
부족해서? 이도 저도 아니라면 가방 끈이 짧은 만큼 장래에 대한 계획이
부족하기에? 그러나 가장 근접한 답은 의외의 곳에 숨어있었다, 그것은 바로 정책.
현 중국의 양로보험은 통일계좌(统筹账户)와 개인계좌(个人账户) 두 가지로 나뉘는데, 통일계좌는 지방정부와 기업의 보조금으로, 개인계좌는 기업과 개인이 일정 비율에 따라 납부한 금액으로 이루어진다. 문제는 이 계좌가 지연간의 전이가 힘들다는 것(사실 거의 불가능 하다고 보면 된다.)이다. 게다가 한 곳에서 최소 15년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야만 연금 형식으로 지급 받는 것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준비가 고용이 불안정한 농민공에게 있어서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그렇다면 15년을 채워서 일시금으로 받아간다면? 안타깝게도
이것마저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일단은 지역간 전이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절차가 매우 복잡해진다. 이러한 점은 하루 벌이로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양로보험 계획에 따르면 가입자가 가입
후 15년이 경과 한 뒤 연금의 형식으로만 지급받을 수 있다. 일시금으로
지급 받고자 할 때는 해지를 하여 환급금을 받는 방법 뿐인데, 이럴경우
본인이 부담한 개인계좌의 일부만을 지급받을 수 있다. 그리고 남겨지는 부분은 지방정부와
기업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이렇다 보니 지방정부와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들이 해지하도록 장려
하는 것이 더 이익이 된다. 어찌 보면 농민공의 양로보험 해지를 장려하도록
정책적으로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추운 겨울, 가족들의 얼굴에
그려질 미소를 떠올리며 꼬깃한 푼돈을 손에 쥔 채 그들은 기차역을 향한다.
매서운 바람조차 잊게 만드는 훈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들의 얼굴엔 달콤
쌉싸름한 미소가 번진다. 마치 다크 초콜릿의 여운 같은…





